우리 집 주소의 숫자는 누가 정했을까?

우리집 주소의 숫자는 누가 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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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주소가 있다.

“우리 집은 ○○로 123번이에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하다.

왜 하필 123번일까?
옆 건물은 왜 125번이고, 건너편 건물은 124번일까?
100번 다음에 갑자기 110번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도로에서는 20번대 건물이 한참 떨어져 있기도 하다.

주소에 붙은 숫자는 단순히 건물마다 순서대로 붙인 번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도로명주소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따라가다 보면 “주소만 보고도 대략 어느 방향에 건물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집 주소의 숫자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 것일까?

도로명주소는 크게 ‘도로명 + 건물번호’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도로명주소는 기본적으로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주소가

○○로 123

이라고 되어 있다면, ○○로가 도로명이고 123이 건물번호다.

여기에 아파트나 건물의 동·층·호수 같은 상세주소가 붙을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물번호가 건물의 단순한 순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로명주소에서는 도로를 하나의 구간으로 설정하고, 그 도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번호를 부여한다.

즉, 주소의 숫자에는 실제 도로의 위치 정보가 들어 있다.

그런데 왜 건물번호는 홀수와 짝수로 나뉠까?

이것이 도로명주소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도로의 시작점에서 바라봤을 때를 기준으로 한쪽에는 홀수, 반대쪽에는 짝수가 배치된다.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적인 건물번호는 도로 시작점에서 일정한 간격을 기준으로 부여하며, 한쪽은 홀수, 다른 한쪽은 짝수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고 생각해 보자.

한쪽에는

1 → 3 → 5 → 7 → 9

처럼 번호가 올라가고,

반대쪽에는

2 → 4 → 6 → 8 → 10

처럼 번호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주소에 적힌 숫자만 보더라도 그 건물이 도로의 어느 쪽에 있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번호를 예쁘게 정리하기 위한 규칙이 아니다.

주소를 통해 건물의 위치를 찾기 쉽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주소 숫자는 1번 건물, 2번 건물 순서가 아니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다.

“그렇다면 ○○로 1번 건물 다음에는 ○○로 2번 건물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도로명주소의 숫자는 건물을 발견한 순서대로 1번, 2번, 3번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다.

도로에는 먼저 일정한 간격으로 기준이 되는 번호가 설정된다.

현재 도로명주소 관련 규정에서는 일반적인 기초번호의 부여 간격을 20m로 정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면 도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가상의 눈금을 만들어 놓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건물의 주된 출입구가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건물번호를 정한다.

때문에 실제 건물들이 도로를 따라 정확하게 20m 간격으로 늘어서 있지 않더라도 주소 번호는 일정한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101번 다음에 103번일까?

여기서 우리가 흔히 보는 주소가 등장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도로의 한쪽에

101번 → 103번 → 105번

이라는 건물이 있다고 해보자.

숫자가 1씩 증가하지 않고 2씩 증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쪽에 홀수 번호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편에는 짝수 번호가 배치되기 때문에 같은 도로를 양쪽에서 보면

101 / 102 / 103 / 104 / 105 / 106

처럼 번호가 서로 대응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주소의 숫자가 건물 개수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중간에 건물이 없는 공간이 있어도 번호 체계는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 때문에 건물번호가 101번인데 주변에 건물이 100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소의 숫자는 건물의 개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상 위치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건물번호는 누가 정할까?

그렇다면 새로운 건물이 지어졌을 때 건물번호를 건물주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건물을 신축하거나 재축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승인 전에 건물번호 부여를 신청해야 한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건물번호를 부여하고 관리한다.

즉,

“우리 건물은 사람들이 기억하기 좋으니까 777번으로 해주세요.”

라고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주소는 우편물 배송뿐만 아니라 긴급출동, 행정서비스, 위치정보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공적인 위치정보이기 때문이다.

건물번호가 꼭 건물의 바로 앞 도로 번호일까?

여기서도 재미있는 예외가 있다.

건물이 하나의 도로만 접하고 있다면 이해하기 쉽지만, 어떤 건물은 여러 도로와 접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큰 도로와 작은 도로 양쪽에서 출입할 수 있는 건물이라면 어느 도로를 기준으로 주소를 정할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에도 정해진 기준이 있다.

건물의 주된 출입구와 접하는 도로 등을 고려해 건물번호가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가 지도에서 건물을 보고 “이쪽 도로에 더 가까운데 왜 저쪽 도로 주소지?”라고 느끼는 경우에도 나름의 행정적인 기준이 적용된 결과일 수 있다.

도로명주소의 숫자를 알면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도로명주소의 진짜 목적은 단순히 주소를 바꾸는 데 있지 않다.

도로명주소 체계는 도로를 중심으로 위치를 찾기 쉽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로명은 도로 자체를 나타내고, 건물번호는 그 도로에서 건물이 어디쯤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래서 처음 가보는 지역에서도 주소를 보고 어느 정도 위치를 추측할 수 있다.

특히 긴 도로에서는 이 특징이 더욱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같은 도로에서 20번과 820번이라는 주소가 있다면 두 건물이 서로 가까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정확한 거리를 단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소 숫자가 단순한 일련번호가 아니라 도로상의 위치를 표현하는 체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주소에는 ‘지도’가 숨어 있다

결국 우리 집 주소에 붙어 있는 숫자는 그냥 행정기관이 붙여놓은 번호가 아니다.

도로의 시작과 끝을 정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기준번호를 설정하고, 도로 양쪽을 홀수와 짝수로 구분하고, 건물의 위치와 출입구 등을 고려해 건물번호를 부여한다.

평소에는 그저

“우리 집은 ○○로 123번이에요.”

라고 말하고 끝나지만, 그 숫자 안에는 도로의 방향과 위치를 표현하기 위한 규칙이 들어 있는 셈이다.

다음에 길을 걸으면서 건물에 붙어 있는 주소판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101번 다음에 왜 103번이 있는지, 반대편에는 왜 102번이 있는지 생각해 보면 평범하게만 보였던 도로가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도시에는 생각보다 많은 규칙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 집 주소의 숫자다.

한눈에 정리

  • 도로명주소는 도로명과 건물번호 등을 이용해 위치를 나타낸다.
  • 건물번호는 단순한 건물 순번이 아니다.
  • 일반적으로 도로의 한쪽은 홀수, 반대쪽은 짝수 번호를 사용한다.
  • 기초번호는 일반적으로 20m 간격으로 부여된다.
  • 건물의 주된 출입구 위치 등을 고려해 건물번호가 정해진다.
  • 새로운 건물의 번호도 정해진 행정 절차와 기준에 따라 부여된다.
  • 따라서 주소의 숫자만 봐도 도로에서 건물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읽던 주소의 숫자에도, 대한민국의 도시를 움직이는 하나의 규칙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왜 어떤 도로는 ‘로’이고 어떤 도로는 ‘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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